작성자 : 노무법인 더원컨설팅 이승언 노무사
들어가며
연봉제는 근로자 개인의 능력과 업적 등을 평가하여 보상액의 전부 또는 일부분을 연 단위로 결정하는 임금체계를 의미하며 차등보상을 통한 동기부여라는 그 효과에 힘입어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제도이다.
고용노동부 임금직무정보시스템 공시자료에 의하면 2023년 기준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 중 연봉제를 도입한 회사의 비율은 77.8%로 나타났는바 오늘날 연봉제는 보편적인 임금체계로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과 정기적인 임금교섭을 진행하는 회사가 아니라면 연봉제는 통상적으로 회사와 개별 근로자들이 연봉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사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에 대해 연봉인상을 전제로 인상폭을 어느 정도로 설정할 것인지 고민하겠지만 일부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연봉을 삭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일 것이다.
이하에서는 연봉협상 시기를 맞아 연봉제 적용 사업장 인사담당자가 연봉조정 시 유의해야 하는 사항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2. 연봉삭감 가능여부
(1)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구한 경우
인사평가 결과와 연계한 연봉삭감 조치는 효율적 인력운영을 위한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에 해당하지만 동시에 중요 근로조건인 임금의 저하에 해당하기 때문에 개별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고용노동부도 인사고과에 의해 연봉금액이 결정되는 인사제도를 운영하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인사고과 자체로 연봉계약이 체결되는 것은 아니고 사용자는 연봉결정통지서를 근로자 개인별로 교부하여 근로자의 명시 또는 묵시적 수락을 얻어야 하며 근로자가 거부하는 경우 유효한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행정해석을 제시한 바 있다(근로기준팀-973, 2005. 11. 4.).
한편 「근로기준법」 제3조는 “이 법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은 최저기준이므로 근로관계 당사자는 이 기준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낮출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연봉삭감 조치가 이루어진 경위와 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당해 연봉삭감 조치가 근로기준법상 최저기준을 상회한다는 이유만으로 실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안내할 필요가 있다.
(2) 근로자가 인사평가결과와 연봉이 연동된다는 점을 묵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연봉삭감을 위해서는 개별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최근 법원은 마이너스 연봉제가 적용되는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이 급여규정, 연봉계약서, 지속된 관행을 통해 인사평가결과가 연봉과 연동된다는 사실에 대해 묵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라면 해당 급여규정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임금삭감 조치는 근로조건 대등결정 원칙에 위반되거나 신의칙에 위반하여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는 판시를 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21. 12. 3. 선고 2020나2048391 판결, 상고기각으로 확정).
상기 판례는 ▲ 급여규정에서 연봉산정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정하고 있었고, ▲ 매년 연봉계약서를 통해 평가결과에 따른 연봉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이 고지되었으며, ▲ 실제 해당 평가결과에 따라 연봉을 연동시켜 왔던 인사관행이 존재했던 사례이다.
이하에서는 상기 판례 법리에 의거하여 회사의 연봉통보가 적법한 조치로 인정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① 먼저 연봉삭감의 근거가 되는 연봉제 자체가 적법하게 도입된 것이어야 한다.
대법원은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연봉이 삭감되는 소위 ‘마이너스 연봉제 규정’이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쳐 도입된 경우 그 효력이 인정되며 이러한 연봉제 규정에 따른 연봉삭감은 감급 제재 등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다24676 판결).
만약 연봉삭감의 근거가 되는 연봉제 규정 자체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위반했다는 사정이 존재한다면 개정 전 규정을 적용받던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연봉제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연봉삭감은 개별 근로자의 명시적인 동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② 연봉제 규정을 도입한 목적이 법적 규제를 회피하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불순한 동기에서 실시된 것이 아니어야 한다.
연봉제의 목적은 인사평가결과를 근로자의 임금과 연동하여 능력과 업적에 따른 보상을 가능케 하고 이를 통해 근로의욕 고취 및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함에 있다. 즉 회사의 인사평가제도와 연봉제 규정이 당초 제도의 취지에 부합되도록 설계·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만약 제도 자체가 특정 직군/직무에 속한 근로자들의 연봉삭감을 위해 설계된 것이거나 연봉삭감 대상자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서 근로의욕 고취와 생산성 향상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면 이러한 연봉제 규정에 의한 연봉삭감 조치는 부당한 조치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상기 판례도 연봉 삭감 조치가 정당하다는 논거 중 하나로 연봉제 목적과 수단이 부당하지 않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③ 인사평가 결과와 연계하여 연봉이 조정될 수 있다는 내용이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되어야 하고, 실제 이러한 기준에 의거하여 연봉계약이 체결되어야 한다.
회사가 취업규칙이나 별도의 연봉제 규정 등을 사내 공포하여 인사평가 등급에 따라 연봉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주지시켰고 이를 통해 근로자들이 등급별 연봉가감률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임금삭감이 가능하다.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연봉제 규정 등을 통해 인사평가제도에 관한 구체적 사항과 연봉액 도출 방법이 기재될 필요가 있다. 취업규칙 등에 평가제도와 연봉액 도출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더라도 사내전산망에 인사평가 방법과 요소, 절차, 등급별 연봉가감률이 명시된 자료를 공지하고 근로자들이 열람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사내전산망을 통한 내부기안문 형식으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문서화한 경우에도 취업규칙의 보충규정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근기 68207-2660, 2000. 9. 2.).
아울러 연봉계약서를 통해서도 연봉 가감에 관한 사항을 여러 차례 안내하여 근로자들이 평가등급에 따라 연봉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도록 주지시킬 필요가 있으며, 연봉조정에 관한 사전 동의를 구할 필요가 있다.
상기 판례도 인사평가결과와 연봉이 연동된다는 내용이 취업규칙에 기재되어 있고 연봉계약서와 실제 지속된 연봉체결 관행을 통하여 근로자들이 해당 내용에 대해 묵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급여규정에 기초한 임금삭감이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④ 연봉조정의 근거가 되는 인사평가 자체가 재량범위를 일탈, 남용하지 않은 정당한 인사조치여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인사평가는 사용자의 고유한 권한이므로 사용자는 사업내용과 인사정책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인사평가제도의 기준과 방법을 적절히 선택할 수 있고 여기에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그러나 인사평가제도가 근로자의 임금과 연계될 경우 사실상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주요 근거가 되기 때문에 당해 인사평가가 재량범위를 일탈, 남용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이를 토대로 이루어진 연봉삭감 조치 역시 부당한 조치로 판단될 수 있다.
인사평가가 정당한 재량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 평가제도가 근로자의 능력과 성과를 제대로 측정,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해당 평가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진 인사 의사결정이 타당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고, ▲ 평가 자체가 사전에 구축된 절차와 기준에 근거하여 공정하게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만약 회사의 인사평가제도를 통해 근로자의 능력과 성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하거나 정성적 평가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일부 평가자의 자의적인 평가로 인해 저성과자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이러한 인사평가제도 하에서 이루어진 평가결과는 타당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서 재량범위를 일탈, 남용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⑤ 연봉삭감 대상자의 규모나 삭감 폭이 과도하지 않아야 한다.
상기 판례는 마이너스 연봉제에서 과도한 연봉삭감 대상자 규모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전체 근로자 중 약 1%에 해당하는 2명에 대해 10%의 연봉삭감을 적용한 것이 과도하지는 않다고 판단한 바 있다.
만약 회사가 상대평가를 통해 연봉삭감 대상자를 매년 강제로 할당하고 이로 인해 매년 일정 규모의 연봉삭감 대상자가 발생하는 경우라면 사안에 따라서는 연봉삭감 대상자의 규모가 과도한 것으로 판단될 개연성이 있을 것이다.
연봉삭감의 대상이 되는 최저등급의 경우 단순히 강제할당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정해진 평가기준에 의거하여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다수의 평가자로부터 획득한 점수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신중하게 대상자를 선정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3. 연봉삭감 진행방법
(1) 상기 2-(2)에서 언급한 요소가 모두 충족되었고 근로자가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상기 2-(2)에서 언급한 요소가 모두 충족되었고 이를 통해 근로자가 묵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삭감된 연봉이 공정한 인사평가결과와 적법하게 도입된 연봉제 규정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도출되었다는 점을 설명한 후 근로자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회사의 여러 차례 설득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삭감된 연봉액에 대해 연봉계약서 서명을 끝내 거부한다면 ▲ 인사평가 및 연봉제 제도의 목적과 취지, ▲ 인사평가와 연계한 연봉제가 적법하게 도입되었다는 점, ▲ 연봉삭감의 근거와 기준, 그리고 이러한 근거와 기준에 의거하여 연봉계약이 이루어졌다는 점, ▲ 근로자도 연봉계약을 통해 인사평가 결과와 연동한 연봉삭감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는 점, ▲ 금번 연봉삭감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결과에 기반하여 이루어졌다는 점, ▲ 삭감규모와 수준이 과다하지 않다는 점을 서면으로 기재한 연봉통보서를 통지하고 이와 함께 향후 특정 시점부터는 감액된 연봉이 적용될 것이라는 점을 주지시키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2) 그 이외의 경우
상기 2-(2)의 요소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라도 회사는 근로자에게 인사평가결과에 근거하여 삭감된 연봉액을 제안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연봉삭감은 근로자의 명시적인 동의가 있어야만 유효하며 근로자가 변경된 연봉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을 경우 기존 연봉계약서에 명시된 연봉액이 적용된다.
4. 마치며
성과주의 기조를 강화하는 일부 기업들에서는 연봉삭감을 예정한 마이너스 연봉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상기 판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개별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없는 연봉 삭감은 매우 제한적으로만 가능하고 이조차도 근로자가 묵시적 동의를 했다는 점을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한다고 할 것인바, 도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무리한 연봉삭감은 법적 분쟁과 함께 조직문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차등보상을 통한 동기부여라는 연봉제 본연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작성자 : 노무법인 더원컨설팅 이승언 노무사
들어가며
연봉제는 근로자 개인의 능력과 업적 등을 평가하여 보상액의 전부 또는 일부분을 연 단위로 결정하는 임금체계를 의미하며 차등보상을 통한 동기부여라는 그 효과에 힘입어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제도이다.
고용노동부 임금직무정보시스템 공시자료에 의하면 2023년 기준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 중 연봉제를 도입한 회사의 비율은 77.8%로 나타났는바 오늘날 연봉제는 보편적인 임금체계로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과 정기적인 임금교섭을 진행하는 회사가 아니라면 연봉제는 통상적으로 회사와 개별 근로자들이 연봉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사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에 대해 연봉인상을 전제로 인상폭을 어느 정도로 설정할 것인지 고민하겠지만 일부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연봉을 삭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일 것이다.
이하에서는 연봉협상 시기를 맞아 연봉제 적용 사업장 인사담당자가 연봉조정 시 유의해야 하는 사항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2. 연봉삭감 가능여부
(1)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구한 경우
인사평가 결과와 연계한 연봉삭감 조치는 효율적 인력운영을 위한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에 해당하지만 동시에 중요 근로조건인 임금의 저하에 해당하기 때문에 개별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고용노동부도 인사고과에 의해 연봉금액이 결정되는 인사제도를 운영하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인사고과 자체로 연봉계약이 체결되는 것은 아니고 사용자는 연봉결정통지서를 근로자 개인별로 교부하여 근로자의 명시 또는 묵시적 수락을 얻어야 하며 근로자가 거부하는 경우 유효한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행정해석을 제시한 바 있다(근로기준팀-973, 2005. 11. 4.).
한편 「근로기준법」 제3조는 “이 법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은 최저기준이므로 근로관계 당사자는 이 기준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낮출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연봉삭감 조치가 이루어진 경위와 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당해 연봉삭감 조치가 근로기준법상 최저기준을 상회한다는 이유만으로 실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안내할 필요가 있다.
(2) 근로자가 인사평가결과와 연봉이 연동된다는 점을 묵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연봉삭감을 위해서는 개별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최근 법원은 마이너스 연봉제가 적용되는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이 급여규정, 연봉계약서, 지속된 관행을 통해 인사평가결과가 연봉과 연동된다는 사실에 대해 묵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라면 해당 급여규정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임금삭감 조치는 근로조건 대등결정 원칙에 위반되거나 신의칙에 위반하여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는 판시를 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21. 12. 3. 선고 2020나2048391 판결, 상고기각으로 확정).
상기 판례는 ▲ 급여규정에서 연봉산정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정하고 있었고, ▲ 매년 연봉계약서를 통해 평가결과에 따른 연봉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이 고지되었으며, ▲ 실제 해당 평가결과에 따라 연봉을 연동시켜 왔던 인사관행이 존재했던 사례이다.
이하에서는 상기 판례 법리에 의거하여 회사의 연봉통보가 적법한 조치로 인정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① 먼저 연봉삭감의 근거가 되는 연봉제 자체가 적법하게 도입된 것이어야 한다.
대법원은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연봉이 삭감되는 소위 ‘마이너스 연봉제 규정’이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쳐 도입된 경우 그 효력이 인정되며 이러한 연봉제 규정에 따른 연봉삭감은 감급 제재 등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다24676 판결).
만약 연봉삭감의 근거가 되는 연봉제 규정 자체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위반했다는 사정이 존재한다면 개정 전 규정을 적용받던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연봉제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연봉삭감은 개별 근로자의 명시적인 동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② 연봉제 규정을 도입한 목적이 법적 규제를 회피하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불순한 동기에서 실시된 것이 아니어야 한다.
연봉제의 목적은 인사평가결과를 근로자의 임금과 연동하여 능력과 업적에 따른 보상을 가능케 하고 이를 통해 근로의욕 고취 및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함에 있다. 즉 회사의 인사평가제도와 연봉제 규정이 당초 제도의 취지에 부합되도록 설계·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만약 제도 자체가 특정 직군/직무에 속한 근로자들의 연봉삭감을 위해 설계된 것이거나 연봉삭감 대상자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서 근로의욕 고취와 생산성 향상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면 이러한 연봉제 규정에 의한 연봉삭감 조치는 부당한 조치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상기 판례도 연봉 삭감 조치가 정당하다는 논거 중 하나로 연봉제 목적과 수단이 부당하지 않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③ 인사평가 결과와 연계하여 연봉이 조정될 수 있다는 내용이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되어야 하고, 실제 이러한 기준에 의거하여 연봉계약이 체결되어야 한다.
회사가 취업규칙이나 별도의 연봉제 규정 등을 사내 공포하여 인사평가 등급에 따라 연봉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주지시켰고 이를 통해 근로자들이 등급별 연봉가감률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임금삭감이 가능하다.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연봉제 규정 등을 통해 인사평가제도에 관한 구체적 사항과 연봉액 도출 방법이 기재될 필요가 있다. 취업규칙 등에 평가제도와 연봉액 도출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더라도 사내전산망에 인사평가 방법과 요소, 절차, 등급별 연봉가감률이 명시된 자료를 공지하고 근로자들이 열람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사내전산망을 통한 내부기안문 형식으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문서화한 경우에도 취업규칙의 보충규정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근기 68207-2660, 2000. 9. 2.).
아울러 연봉계약서를 통해서도 연봉 가감에 관한 사항을 여러 차례 안내하여 근로자들이 평가등급에 따라 연봉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도록 주지시킬 필요가 있으며, 연봉조정에 관한 사전 동의를 구할 필요가 있다.
상기 판례도 인사평가결과와 연봉이 연동된다는 내용이 취업규칙에 기재되어 있고 연봉계약서와 실제 지속된 연봉체결 관행을 통하여 근로자들이 해당 내용에 대해 묵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급여규정에 기초한 임금삭감이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④ 연봉조정의 근거가 되는 인사평가 자체가 재량범위를 일탈, 남용하지 않은 정당한 인사조치여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인사평가는 사용자의 고유한 권한이므로 사용자는 사업내용과 인사정책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인사평가제도의 기준과 방법을 적절히 선택할 수 있고 여기에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그러나 인사평가제도가 근로자의 임금과 연계될 경우 사실상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주요 근거가 되기 때문에 당해 인사평가가 재량범위를 일탈, 남용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이를 토대로 이루어진 연봉삭감 조치 역시 부당한 조치로 판단될 수 있다.
인사평가가 정당한 재량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 평가제도가 근로자의 능력과 성과를 제대로 측정,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해당 평가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진 인사 의사결정이 타당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고, ▲ 평가 자체가 사전에 구축된 절차와 기준에 근거하여 공정하게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만약 회사의 인사평가제도를 통해 근로자의 능력과 성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하거나 정성적 평가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일부 평가자의 자의적인 평가로 인해 저성과자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이러한 인사평가제도 하에서 이루어진 평가결과는 타당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서 재량범위를 일탈, 남용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⑤ 연봉삭감 대상자의 규모나 삭감 폭이 과도하지 않아야 한다.
상기 판례는 마이너스 연봉제에서 과도한 연봉삭감 대상자 규모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전체 근로자 중 약 1%에 해당하는 2명에 대해 10%의 연봉삭감을 적용한 것이 과도하지는 않다고 판단한 바 있다.
만약 회사가 상대평가를 통해 연봉삭감 대상자를 매년 강제로 할당하고 이로 인해 매년 일정 규모의 연봉삭감 대상자가 발생하는 경우라면 사안에 따라서는 연봉삭감 대상자의 규모가 과도한 것으로 판단될 개연성이 있을 것이다.
연봉삭감의 대상이 되는 최저등급의 경우 단순히 강제할당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정해진 평가기준에 의거하여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다수의 평가자로부터 획득한 점수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신중하게 대상자를 선정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3. 연봉삭감 진행방법
(1) 상기 2-(2)에서 언급한 요소가 모두 충족되었고 근로자가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상기 2-(2)에서 언급한 요소가 모두 충족되었고 이를 통해 근로자가 묵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삭감된 연봉이 공정한 인사평가결과와 적법하게 도입된 연봉제 규정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도출되었다는 점을 설명한 후 근로자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회사의 여러 차례 설득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삭감된 연봉액에 대해 연봉계약서 서명을 끝내 거부한다면 ▲ 인사평가 및 연봉제 제도의 목적과 취지, ▲ 인사평가와 연계한 연봉제가 적법하게 도입되었다는 점, ▲ 연봉삭감의 근거와 기준, 그리고 이러한 근거와 기준에 의거하여 연봉계약이 이루어졌다는 점, ▲ 근로자도 연봉계약을 통해 인사평가 결과와 연동한 연봉삭감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는 점, ▲ 금번 연봉삭감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결과에 기반하여 이루어졌다는 점, ▲ 삭감규모와 수준이 과다하지 않다는 점을 서면으로 기재한 연봉통보서를 통지하고 이와 함께 향후 특정 시점부터는 감액된 연봉이 적용될 것이라는 점을 주지시키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2) 그 이외의 경우
상기 2-(2)의 요소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라도 회사는 근로자에게 인사평가결과에 근거하여 삭감된 연봉액을 제안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연봉삭감은 근로자의 명시적인 동의가 있어야만 유효하며 근로자가 변경된 연봉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을 경우 기존 연봉계약서에 명시된 연봉액이 적용된다.
4. 마치며
성과주의 기조를 강화하는 일부 기업들에서는 연봉삭감을 예정한 마이너스 연봉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상기 판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개별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없는 연봉 삭감은 매우 제한적으로만 가능하고 이조차도 근로자가 묵시적 동의를 했다는 점을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한다고 할 것인바, 도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무리한 연봉삭감은 법적 분쟁과 함께 조직문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차등보상을 통한 동기부여라는 연봉제 본연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