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평가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 구제신청 대상성 및 정당성에 관한 고찰

관리자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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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법인 더원인사노무컨설팅

공인노무사 이원모

 

1. 들어가며

근로자에 대한 인사평가는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 중 가장 빈번하면서도 핵심적인 영역이다. 조직 운영의 효율성 제고와 근로자의 능력개발을 목적으로 실시되는 인사평가는 궁극적으로 승진, 보상, 배치 등 다양한 인사상 조치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그러나 인사평가가 단순한 내부 인사관리 수단을 넘어 근로자의 법적 권리·의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 근로자는 이를 부당한 인사처분으로 보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때, 인사평가라는 조직 내 고유한 관리행위가 어떤 경우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는 실질적 불이익처분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 나아가 인사평가 과정에서 사용자의 재량권 행사가 어떤 경우에 그 한계를 초과하여 권한남용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으로 작용한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논점을 중심으로 인사평가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대상이 되는 법적 요건과 구제신청 성립 시 재량권 남용 판단기준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인사평가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의 대상에 해당하는지

(1)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대상 범위

「노동위원회규칙」 제16조 제2호는 노동위원회 심판위원회의 처리사항으로 "「근로기준법」 제28조에 따른 부당해고 등의 구제"를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위원회가 관할하는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의 범위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8조의 규정 내용에 의해 구체적으로 확정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 등’이라 함)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28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 등을 한 경우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체계에 따라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및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는 인사처분이어야 한다.

 

따라서 인사평가가 단순한 내부관리 차원의 행위를 넘어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는 실질적 불이익 처분에 이른 경우에는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인사평가가 이러한 징벌 내지 그에 준하는 실질적 불이익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구제신청 대상성 판단의 핵심이 된다.

 

(2) 인사평가가 구제신청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인사평가가 단순히 내부 참고자료로 활용되며, 그에 따른 구체적·직접적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거나, 제도적으로 평가 결과가 자동적인 불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구제신청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근로자 본인의 평가결과가 일정 기준에 미달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구제신청의 요건인 실질적 징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에 따른 조치가 별도의 정당한 절차와 판단을 거쳐 이루어진 경우라면 사용자에게 재량권이 인정된다.

 

다수의 법원도 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이 되는 ‘그 밖의 징벌(懲罰)’에 대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을 제외한 처분으로서 사용자가 당해 근로자에게 과거의 잘못에 대한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처분만을 의미하고, 근로계약 관계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이익한 처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라고 판시(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8. 12. 선고 2018가합111081 판결, 서울행정법원 2011. 7. 14. 선고 2010구합32587 판결, 서울행정법원 2009. 2. 20. 선고 2008구합41168 판결 등 참조)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인사평가의 고유한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인사평가는 사용자의 고유한 경영권의 일환으로써 상당한 재량권이 인정된다. 법원도 "근로자에 대한 인사고과는 해당 근로자를 상대로 한 전인격적, 복합적인 평가로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이라고 할 것인바, 모든 평가요소를 객관화하기 곤란하여 원칙적으로 그 평정을 위한 평가기준이나 항목의 설정, 점수의 배분 등에 있어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판시(서울행정법원 2011. 7. 14. 선고 2010구합32587 판결)한 바 있다. 즉, 성과관리 목적의 인사평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인사권 범주에 속하는 관리행위라 할 것이므로, 구제신청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둘째, 징벌적 성격의 부재가 주요 기준으로 작용한다. ‘그 밖의 징벌’이란 과거의 잘못에 대한 제재로 가해지는 인사상 불이익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인 인사평가는 제재의 성격이 부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히 평가점수가 낮게 부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제재적 인사조치로 볼 수는 없으며, 평가결과에 따라 근로자에게 승진·임금 등에서 일부 차등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근로계약관계에서 불이익한 징벌로 전환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셋째, 실질적 권리변경을 초래하지 않는 경우 구제신청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인사평가가 일정한 피드백 자료로 활용되거나, 단순 참고자료로 승진·보상 등에 간접적으로 반영되는 경우, 이는 근로조건을 직접적으로 변경하거나 근로자의 법적 지위에 불이익한 처분으로 연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간접적 결과만으로는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 또한, 인사평가 결과가 개별적 징계제도와 연계되지 않고, 취업규칙 및 인사관리규정 등에서 인사평가 결과가 단순히 승진이나 보상 등의 참고자료로만 활용되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인사평가는 징벌적 조치로서의 성격을 결여하므로 구제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인사평가가 근로자에 대한 제재로서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않는 한, 구제신청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노동위원회 규칙 제60조 제2항에 따라 구제신청은 이유 없다고 하여 기각될 수밖에 없다.

 

(3) 인사평가가 구제신청에 해당하는 경우

한편, 인사평가 결과가 단순한 근무성적 통보 내지 내부 행정절차에 그치지 않고, 근로자의 권리·의무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불이익한 인사조치로 귀결되는 경우에는 '그 밖의 징벌'로 보아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부 법원에서는 구제신청 대상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8조 제1항에 의하면 '부당한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구제신청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구제신청의 대상으로 '그 밖의 징벌'을 규정하고 있는 취지에 볼 때 구제신청의 대상은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견책 등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한 제재로서 이에 준하는 징벌적 성격을 갖는 것도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서울행정법원 2009. 7. 1. 선고 2008구합47494 판결 참조)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8조의 취지가 사용자의 부당한 인사처분으로 인해 근로자가 받은 불이익을 구제하는 데 있다고 볼 때 인사처분에 관한 사용자의 재량권이 그 한계를 벗어났는지 심사할 필요가 있고, 인사처분과 징계의 구분이 반드시 용이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밖의 징벌'을 해석함에 있어 제재 또는 징계처분으로 한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요컨대, 인사평가가 그 자체로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대상이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평가결과가 승진·보상·보직·임금 등 근로자의 권리관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조치로 귀결되거나, 인사평가가 징계의 대체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의 '그 밖의 징벌'로서 구제신청 대상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인사평가 결과가 직접적으로 근로자의 승진 누락, 보직이동, 직급조정, 임금삭감, 승급유보 등 구체적인 권리·의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실질적 불이익처분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여 구제신청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들어 일정 평가점수 미달 시 자동적으로 승격불가, 임금삭감 등의 처분이 확정되는 경우라면, 이는 평가라는 외형을 취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그에 따라 '급여상의 불이익'을 받게 되어 '감봉과 비슷한 징벌적 효과'를 갖는 것으로서 사실상 견책보다 가혹한 불이익제재에 해당될 수 있어 '그 밖의 빙벌'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인사평가가 징계의 우회적 수단으로 활용되어 제재적 성격이 부각되는 경우에도 징벌적 성격이 인정되어 구제신청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예컨대 평가과정에서 당초의 성과관리 목적을 넘어 근로자에 대한 문책성 제재의 수단으로 기능하거나, 근로자의 과거 징계이력 등 비업무적 요소가 평가결과에 반영되어 실질적 저평가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평가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징벌적 제재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구제신청의 대상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3. 인사평가의 정당성 판단 기준

인사평가는 인사배치, 보상, 승진, 조직개편 등 조직경영상 불가결한 사용자의 고유 권한으로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 할 것이나,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무 실적이나 업무능력 등을 중심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의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그것이 해고 등 법적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 불순한 동기로 남용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인사평가가 사용자의 재량행위라 하더라도 권리남용금지 원칙, 신의성실 원칙, 평등대우 원칙 등 일반적 법리가 적용되며, 사용자의 인사평가가 헌법,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의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여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때에는 인사평가의 결과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어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3다22195 판결 참조).

 

즉, 인사평가 결과에 따른 불이익 조치가 구제신청의 대상이 된 경우에도, 그것이 사용자의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면 부당한 처분으로 평가되기 어렵다. 이때 정당성 판단은 평가기준의 명확성, 평가 절차의 공정성 확보 여부, 평가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및 구제절차의 존재 여부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만일 평가자가 객관적 자료와 정당한 절차에 근거하여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과정에서 자의적 판단이나 평가결과 왜곡·악용 등의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비록 결과가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나타났더라도 이는 정당한 인사권 행사로 인정된다.

 

반면, 사용자가 평가기준을 불명확하게 설정하거나 사후에 기준을 변경·조정하고, 평가 절차에서 공정성을 확보하지 않으며, 평가결과를 특정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을 의도하여 악용한 정황이 인정될 경우에는 재량권 남용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평가결과와 불이익 조치 간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그 불이익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는 정당성을 부정하는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

 

따라서 인사평가가 정당한 인사권 행사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과 관리방안이 실질적으로 준수되어야 한다.

 

첫째, 평가기준의 명확성 및 사전 공지가 필수적이다. 평가항목·배점·가중치 등 세부기준이 평가 시행 전에 사전에 구체적·객관적으로 설정되어 근로자에게 충분히 안내되어야 하며, 이는 평가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적 요건이다.

 

둘째, 평가절차의 공정성 확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평가 대상자에 대하여는 사전 목표설정, 중간 피드백, 최종 평가 전후 이의제기 및 소명절차 등 실질적 방어권 보장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복수평정자에 의한 교차평정 제도 운영이 요구된다. 단일평정의 경우 평가자의 자의적 요소 개입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복수 평가자를 지정하여 교차검증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평가의 객관성 및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다.

 

넷째, 객관적 실적자료에 기초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업무성과, 성과목표 달성률, 주요 실적 등 정량적 자료를 수집·활용함으로써 평가 결과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

 

다섯째, 정성적 요소 반영 시에도 한계 내 운용이 필요하다. 업무수행태도, 협조성, 책임감 등 주관적 요소도 평가에 포함될 수 있으나, 평가자의 감정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검증 장치를 병행해야 한다.

 

결국 위와 같은 관리원칙을 준수하여 인사평가가 운영되는 경우에는, 설령 근로자에게 불리한 평가결과가 도출되었다 하더라도 정당한 인사재량권의 행사로 평가되어 부당인사처분으로 인정되기는 어렵다. 반면 이와 같은 기준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가 이루어지고, 근로자에게 실질적 불이익이 귀속된 경우에는 재량권 남용 내지 위법한 인사처분으로 평가될 위험이 존재한다.

 

4. 마치며

인사평가는 조직 운영에서 필수불가결한 수단으로서 사용자의 폭넓은 인사재량권이 인정되는 영역이지만, 동시에 근로자의 권리·의무관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평가결과가 승진, 보상, 전보, 임금 등에 직접 연계되거나, 징계의 대체수단으로 악용될 경우 실질적 징벌성 여부에 대한 법적 심사가 불가피하게 개입된다.

 

다만, 구제신청 대상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최종적 판단은 인사재량권 행사에 있어 정당성 여부에 달려 있다. 평가기준의 명확성, 절차의 공정성, 복수평정 체계의 운영, 실적자료 활용 등 실체적·절차적 요건이 충실히 이행된 경우에는 정당한 인사권 행사로 평가될 여지가 높다. 반면 평가과정에서 기준의 부재, 자의적 저평가, 감정개입 등이 확인될 경우에는 재량권 남용으로 평가될 위험도 존재한다.

 

결국 인사평가는 단순한 내부 행정행위가 아니라 경영권 행사와 근로자 권익 보호라는 두 법적 가치가 충돌하는 접점에서 고도의 법적 심사를 요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인사평가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법적 정합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운영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노동법적 분쟁 예방의 가장 중요한 예방 장치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조직의 법적 안정성 확보와 인사관리 신뢰성 제고를 위한 핵심적 기반이 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