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근로자 직접고용의 실무상 쟁점: 근로조건 설정과 연차휴가 산정 기준을 중심으로

관리자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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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파견근로는 기업의 인력운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어 왔으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위반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면서 그 법적 리스크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제조업, 발전업, 공공기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른바 ‘불법파견’이 인정되어 원청(사용사업주)이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잇따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의 인사·노무 실무에서는 직접고용 과정에서의 근로조건 설정 기준 및 기존 조직으로의 편입 방식이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직접고용이 단순한 신규채용이 아니라 기존 파견근로관계를 전제로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채용과는 다른 법적 검토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간 임금체계 및 보상구조가 상이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단순한 조문 해석만으로는 실무적 기준을 도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나아가 직접고용에 따른 연차유급휴가 산정에 있어서도 파견법 개정 연혁에 따른 ‘직접고용 간주’와 ‘직접고용 의무’의 구별이 핵심적인 판단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최근 대법원 판례들을 중심으로 파견근로자 직접고용 시 적용되어야 할 근로조건 설정 기준과 연차유급휴가 산정의 법리적 쟁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합리적인 인사제도 운용을 위한 실무적 시사점을 모색하고자 한다.

 

2. 직접고용 시 근로조건 설정 기준

 

(1) 동종·유사 업무 근로자 부재 시 근로조건의 결정

 

파견법은 제6조의2 제3항에서 사용사업주 사업장 내에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기존 근로조건보다 낮아져서는 아니 된다는 원칙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은 명시하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사용사업주 사업장 내 비교대상 근로자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의 근로조건 결정 방식에 관하여 단계적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대법원 2024. 3. 12. 선고 2019다223303, 2019다223310 판결).

 

즉, ① 원칙적으로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근로조건을 정하되, ②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법원이 근로의 내용과 가치, 사용사업주의 근로조건 체계, 파견법의 입법 취지 및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인 근로조건을 정하여야 하며, ③ 이러한 방법으로도 적정한 기준을 도출하기 어려운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2호에 따라 기존 근로조건을 그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기존 근로조건 하회 금지’ 원칙이 곧바로 파견사업주의 임금체계를 그대로 승계하여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사용사업주의 고유한 임금체계 내로의 편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2) 기준급 산정의 기산점과 고용관계의 병존

 

직접고용 대상 근로자가 쟁송 기간 중 기존 파견사업주로부터 해고되어 근로관계가 단절된 경우, 임금 산정 및 인상률 적용의 기산점을 파견업체에서의 ‘해고 시점’으로 보아야 하는지가 빈번하게 문제 된다.

 

그러나 위 대법원 2019다223303 판결은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 하더라도 사용사업주와의 법률관계(직접고용간주에 따른 근로관계 또는 직접고용의무)는 별개로 병존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따라서 임금 수준을 산정하는 기산점은 사실행위인 해고일이 아니라, 법률상 고용의무가 발생하거나 고용이 간주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를 기초로 호봉 상승이나 임금인상률을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

 

(3) 임금체계 상이에 따른 범주별 비교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간 임금체계가 상이한 경우, 개별 임금 항목을 일대일로 대응시켜 비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곤란한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하여 하급심은 임금이 서로 다른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어 항목별 비교가 어려운 경우, 상호 관련되는 항목을 범주별로 구분하여 비교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25. 6. 26. 선고 2021가합51139 판결).

 

이는 기간제근로자 차별 판단 법리를 원용한 것으로, 실무적으로는 임금을 ① 고정급적 성격, ② 변동급적 성격, ③ 복리후생적 성격 등으로 구분한 후 불이익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 합리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

 

(4) 근무형태 변경과 법정수당의 취급

 

한편, 직접고용 과정에서 기존 교대제 직무를 일근제로 전환하는 경우,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이 감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연장근로 감소로 인하여 임금 총액이 일부 감소하더라도, 소정근로시간과 기본급이 유지·증가하고 근로 부담이 완화된 경우라면 이를 곧바로 불이익한 근로조건 변경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참조).

 

또한 직접고용 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액 산정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사용사업주에 직접 고용되었더라도 기존과 동일하게 교대근무를 하였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는 경우에 법정수당 상당액을 포함할 수 있다고 보았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1다248190 판결 참조).

 

따라서 법정수당 포함 여부는 단순히 과거 지급 여부가 아니라, 직접고용 이후에도 동일한 근무형태가 유지되었을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3. 계속근로기간의 기산점과 연차유급휴가 실무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한 경우 연차유급휴가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기간의 기산점은 파견법 부칙(2006. 12. 21. 개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엄밀한 구분이 필요하다.

 

(1) ‘직접고용 간주’와 ‘직접고용 의무’의 기산점 분리

 

2007. 7. 1. 이전에 파견기간 2년 초과 요건을 충족한 근로자는 구 파견법상 ‘직접고용 간주’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이 경우 근로관계는 법률에 의하여 당연히 성립하므로, 연차유급휴가 산정의 기산점 역시 직접고용 간주 시점으로 소급하여 인정된다.

 

반면, 개정 파견법상 ‘직접고용 의무’ 규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다르다. 대법원(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에 따르면, 고용의무는 단지 청구권의 발생을 의미할 뿐이므로, 법원의 고용 의사표시를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때 비로소 근로관계가 성립한다. 따라서 이들의 연차휴가 기산점(법적 입사일)은 과거의 의무발생일이 아닌 ‘판결 확정일’이 되어야 한다.

 

(2)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의 적용과 미사용연차수당

 

기존 파견사업주 소속일 당시 미사용연차수당을 금전으로 지급받던 근로자라 하더라도, 사용사업주가 근로기준법 제61조에 따른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를 적법하게 운영하고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대법원은 사용사업주에 직접 고용되었을 경우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를 적용받았을 것으로 인정된다면, 미사용연차휴가수당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1다248053 판결).

 

즉, 기업은 적법한 제도 운영을 통해 직접고용 근로자에게도 동일하게 휴가 사용을 촉진할 수 있으며, 이들에게 과거 파견사업주 수준의 금전적 수당을 기득권으로 보장할 의무는 없다.

 

4. 실무적 유의사항 및 결론

 

대법원은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함에 있어 실제 업무 내용, 노동 강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사용사업주 내 하위 직종이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직군의 임금표를 일률적·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1다245542 판결).

 

또한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범위에 기본급 및 각종 수당뿐만 아니라 복지포인트 등 복리후생적 급부 역시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2021다248190 판결).

 

이와 같이 파견근로자의 직접고용은 단순한 소속의 전환을 넘어, 서로 다른 임금체계와 인사제도를 통합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기업은 ① 직무 가치에 기초한 객관적인 보상체계 정립, ② 임금항목의 범주별 비교를 통한 합리적 수준 설정, ③ 직접고용 간주와 직접고용 의무의 구별에 따른 정확한 연차휴가 기산점 설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사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직접고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금 차액 청구, 연차수당 분쟁 등 후속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공적인 조직 통합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